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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iary

프리랜서 생활에 대한 단상

__Jh 2018. 10. 12. 01:08


오늘부로 프리랜서 생활이 끝났다.


비지니스 영어 코스를 수료하고 워킹홀리데이 지원 전까지 한달이 남은지라 영어공부와 포트폴리오 준비를 하며 보내려했지만.. 수료와 함께 친구의 연락으로 어쩌다보니 프리랜서 생활을 하게되었다. 길지는 않았지만 여름에서 가을로 넘어가는 급격한 온도변화를 겪다보니 시간이 꽤 흐른 것 처럼 느껴진다.

대학교 때 간간히 했었던 것 외에 너무 오랜만의 프리랜서 일이라 첫 시작부터 준비를 못해갔던 것이 아쉬웠다. 초기의 스타트업이라서인지 디자이너는 나 혼자였고, 내가 모든 것에 책임감을 가지고 작업을 해야해서 약간의 부담감이 느껴졌다. 작업을 하면서 쉽게 만족하기 어려워서 고민하는데 시간이 많이 드는 타입인데, 스타트업의 경우는 나의 속도에 맞춰줄 수 있는 환경이 되지 않고, 나의 타임라인대로 일을 진행할 수 없어서 아쉬웠다. (업무가 그 때의 중요한 안건에 따라 바뀐다..) 그리고 동료 디자이너가 없다보니 크리틱을 받는 것이 어려워 나만의 상자에 갇힌 느낌이였다. (오아시스 같은 피드백을 준 지인들에게 감사하다!)


작업을 하다가 헛손질 백만번하고 찾은 휴식공간



작업을 할 때는 예민한지라 주변환경도 중요한데, 일주일에 어느정도는 상근을 해야하는 프리랜서인지라 처음 작업환경에 적응하는데 힘들었다. 왕복 두시간의 통근시간과 오픈된 공간, 답답한 공기. 전 회사에서도 공기때문에 뛰쳐나가고 싶던적이 많았다. (환경이 정말 중요하다!) 그러나 개방된 사무실이 아닌, 회사 전용 사무실로 옮기면서, 통근시간이 늘어났지만 작업환경은 좋아서 오히려 그 때부터 작업이 잘되기 시작했던 것 같다.


맑은 공기(?)를 쐬기 위해 찾은 다른 작업공간 날씨가 참 맑아서 뛰쳐나가고 싶었다. 돈많은 백수가 짱.



옮긴 사무실은 여의도 위워크(wework). 코워킹 스페이스와 프라이빗 사무실로 구성된 업무공간였다. 이전에 몇 번 들어봤지만 실제로 사용하게 되어볼 줄은 생각도 못했다. 고층빌딩의 사무실. 처음에 보고 느낀건 오 좋다! 찰칵! 정도. 그리고 개방된 공간과 폐쇄된 공간 둘다 사용할 수 있는 점이 좋았다. 사무실에 처음 입주한 날, 발표일정에 맞춰 급하게 3일만에 만들었던 웹사이트를 엎고, 내 욕심으로.. 디자인을 새로 진행했고, 즐겁게 작업했다. 팀원들의 반응도 좋고, 내가 봐도 지난 작업보다 더 나아서인지 욕심이 더 생겼었다.



멍때리면서 하늘이나 나무보는 것을 좋아하는데 이 공간에서는 하늘을 볼 수 있었다.



메인 페이지 작업을 진행하고, 서브페이지들을 완성했었다. 그리고 퍼블리싱에 대한 감이 되살아나면서 웹이 완성된 모습을 기대하면서 작업했던 것 같다. 커피 맛도 좋았고, 잡담을 나눠도 눈치보지 않아도 되는 공간도 좋았다. 여기저기 공간을 바꿔가면서 작업도 했다.



먼지가 많았지만 바깥바람이 들어오는 옥상



남은 3주동안 잘 만들어보자고 생각했던 예상과 다르게 갑작스럽게 모든 프로젝트가 중단되었다. 내가 어떻게할 수 없는 일이기에 당황스러웠다. 아쉬움과 안타까움이 교차하는 순간이였다. 2달도 안되는 시간 동안에 이렇게 급격한 변화를 경험할 수 있구나 싶었다. 어떻게 보면 독특한 경험이라 할 수 있겠지. 급여와 관련된 건은 잘 마무리되었지만 마음 한쪽에서 느껴지는 허탈감은 어떻게 할 수는 없었다. 개인작업으로라도 마무리를 짓기위해 포트폴리오로 사용할 수 있을지에 대한 이야기를 마치고, 길다면 길수도 짧다면 짧수도 그렇다고 심적으로는 짧지도 않았던 프리랜서 생활이 오늘 부로 끝났다.



마지막 날에 알게되어 먹었던 생맥주. 작업하면서도 두 잔마시고, 끝나고 피자를 시켜서 몇 잔 더..



지금의 감정은 담담한데 그 감정이 어색한 기분이다. 왜 담담한건지 모르겠는 느낌이였다. 하지만 차분히 생각을 정리해보니 머릿속의 답이 명확해졌다. 내가 담담했던 이유는 영국을 가는 시기를 더 앞당길 수 있게 되었고, 준비기간 또한 더 확보되서인 것 같다. 프리랜서 일이 목표가 아니고 나에게 다른 목표와 과제가 있었기에, 공백을 채울 수 있는 무언가가 있었기에 그랬던 것 같다. 



불안함 속에서는 안정감을 찾기 어렵고, 안정감 속에서는 불안함보다는 지루함이 다가온다. 아직도 나는 무엇이 좋은지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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